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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24

무작정 ⓒ 하연님 2023. 8. 14.
장난 ⓒ cmblue_ss님 2023. 8. 14.
기다림 (뫄님 커미션) 시험은 왜 보고 또 봐도 끝나지 않는 걸까. 유이는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는 가방을 메고는 터덜터덜 힘없는 발걸음을 옮겼다. 불과 며칠 전에 시험이 끝난 것만 같은 기분인데, 눈 깜짝할 사이에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또다시 시험 기간이 도래하고야 말았다. 학기마다 두 번의 시험을 봐야 하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종교의 교주가 떠들어대는 지구 멸망의 도래보다 통탄스러운 일이었다. 심지어 아직 제대로 놀지도 못했다는 사실에 억울해할 시간도 주어지지 않은 채로 순식간에 유이의 하루는 눈코 뜰 새도 없이 바빠지기 시작해서, 매 시험 기간마다 그러하듯 밤늦게 귀가하는 일이 습관처럼 자리를 잡았다. 오늘 역시 너무나도 당연한 시험 기간의 일상 중 하나일 뿐이었다. 다만 평소와 다른 게 .. 2023. 8. 3.
열기 (뫄님 커미션) 아직은 매미가 울지 않는 초여름, 벚꽃의 잔향이 채 사라지기도 전의 계절이 정신없는 틈을 타고 성큼 다가왔다. 사실 말만 초여름이지, 장미 봉우리가 개화하지도 않은, 여전히 봄이나 다름없는 날씨였다. 여전히 바람은 겨울의 것을 닮아 서늘했고, 다른 것이라고는 서서히 후덥지근해지는 기온이 전부였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초여름이니 뭐니, 그런 건 제대로 인식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장담하건대, 더위에 아주 민감한 사람이 아니라면 더워진 건지, 아니면 봄 날씨 그대로인 건지 알지도 못했을 게 분명하다. 대부분의 이들이 쨍한 휴대전화 화면에 떠오르는 캘린더를 확인한 후에야 여름이 다가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리라. 그러나 날씨의 미세한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일본의 일억을 훌쩍.. 2023. 7. 17.